김연자 씨의 노래 〈아모르 파티〉를 떠올리는 분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아모르 파티’는 노래 제목이기 전에, 니체가 자신의 사상으로 내세워 널리 알린 표현이기도 합니다. 김연자 씨의 노래는 2013년에 발표됐고, 니체는 『즐거운 학문』 276절에서 아모르 파티를 자신의 삶을 향한 바람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라틴어로 **‘운명에 대한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말을 가요 제목과 구별해, **“운명을 그저 견디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랑하는 태도”**라는 뜻으로 풀어보려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어떤 의미일까요? 힘든 일이 생겨도 좋게 생각하라는 뜻일까요?
😔 힘든 일을 억지로 좋아하라는 뜻은 아니에요
오랫동안 준비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볼까요. “이 실패도 사랑해야 해”라고 서둘러 결론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실망하고 아쉬워하는 마음은 그만큼 애써 왔다는 뜻일 수 있어요. 힘든 감정을 느끼는 나를 탓하지 않아도 됩니다.
먼저 속상한 마음을 인정하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 이렇게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을 지울 수 없다면, 이제 나는 이 경험을 어떻게 내 삶에 담아갈 수 있을까?”
아모르 파티를 오늘의 마음으로 읽는다면, 운명을 무조건 좋아하라는 명령보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과거 때문에 지금의 나까지 미워하지 말자는 제안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지나간 일을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해도 괜찮아요. 다만 그 일이 내 삶의 전부를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다음 선택을 찾아가는 것이지요.
🌱 받아들임은 포기와 다릅니다
운명을 사랑한다는 말은 아무것도 바꾸지 말고 참으라는 뜻도 아닙니다. 부당한 대우나 폭력에서 벗어나는 일, 도움을 구하는 일, 치료를 받는 일도 지금의 삶을 지키는 선택입니다.
내가 바꿀 수 없는 일은 천천히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일에는 작게라도 손을 내미는 것. 어쩌면 오늘 우리가 해볼 수 있는 아모르 파티는 그런 모습일지 모릅니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을 좋아할 수는 없어도, 그 일을 겪은 나를 포기하지는 않겠다.”
오늘 당장 모든 일을 받아들이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면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선택 하나를 해보세요. 때로는 그 한 걸음이 과거를 견디는 데서 벗어나 내 삶을 다시 살아가는 시작이 됩니다.
이 글은 철학적 문장을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로 읽어 본 에세이입니다.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오래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이 힘들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프리드리히 니체, 『즐거운 학문』 제4권 276절.
※ “운명을 견디지 말고 사랑하라”는 니체의 아모르 파티를 바탕으로 한 우리말 풀이입니다.